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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책 속의 지식이 삶의 희로애락으로 완성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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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영상을 보다가, 예전에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래서 여기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접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할까?
당시 아버지는 내가 이해하기 쉽게 학문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해 주셨다.

"누군가가 50년, 100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걸 정리해둔 것."

 

우리가 배우는 이유

결국 우리가 배움을 이어가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 시행착오를 줄이고 삶을 더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적으로는 — 타인이 겪은 경험을 빠르게 흡수해 전달하고, 그 위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학문의 세 갈래

인간이 쌓아온 지식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철학 —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사회과학 — 심리학이나 경영학처럼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삶의 법칙들을 정리한 것.
자연과학 — 중력의 법칙처럼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발견하여 인류의 발전을 수백 년 앞당긴 것.
따라서 책을 읽고 공부한다는 건 타인의 시간을 빌리는 일이며, 가장 효율적인 배움의 방식이다.
 

그런데도 직접 부딪히는 이유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직접 부딪히려 할까?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책은 이해를 위한 지식을 주지만, 직접 해보는 것은 오감과 몸, 그리고 마음 전체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나라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말이 있다. 기쁨, 화, 슬픔, 즐거움이라는 인간의 네 가지 핵심 감정을 뜻한다.
식당 리뷰를 100개 읽어도 그 음식을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 맛을 알 수 없다. 심리학을 아무리 공부해도 사랑이나 이별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진 그 감정을 진짜로 알 수 없다.
화나 슬픔 같은 힘든 감정까지 직접 겪어볼 때, 지식은 비로소 단순한 정보가 아닌 '내 삶'이 된다. 오히려 화와 슬픔이 있기에 기쁨과 즐거움이 더 빛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책은 남에게 빌린 지식을 빠르게 준다. 하지만 직접 경험은 오직 나만의 감정을 남겨준다.

 

AI 시대에도 남는 것

요즘 AI가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물론 중요한 변화다. 하지만 나는 직접 부딪히며 느끼는 이 경험이야말로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글을 작성하다 보니, 여행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들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AI는 몇 초 만에 완벽한 여행 계획을 짜줄 수 있지만, 낯선 거리에서 길을 잃었을 때의 당황함이나 노을을 보며 느끼는 감동까지 대신 겪어줄 수는 없다. 사람들은 크리에이터가 전해주는 '진짜 인간의 날것 그대로의 경험과 감정'에 열광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우리가 이 근본적인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 생각에 배움이란 단순히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느끼고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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